보복운전으로 고소당했을 때 — 난폭운전과의 차이, 적용 죄명, 면허에 생기는 일
상대 차량 운전자가 블랙박스 영상을 들고 "보복운전"으로 신고하면, 경찰은 영상 속 행동이 어느 법의 어느 죄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집니다. 같은 급제동이라도 도로교통법의 난폭운전으로 처리되는지, 형법의 특수협박 등으로 처리되는지에 따라 법정형과 면허에 생기는 일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은 그 갈림길을 정리합니다.
1. '보복운전'이라는 죄명은 없습니다
법률에 '보복운전죄'라는 조항은 없습니다. 보복운전이라 부르는 행위의 전형은 특정한 상대를 겨냥해 자동차로 위협하거나 들이받는 것인데, 이때 검토되는 것은 형법의 이른바 '특수' 범죄입니다. 다만 보복 목적 자체가 이 조문들의 요건은 아니고, 상대를 겨냥했다는 사정만으로 특수범죄가 성립하지도 않습니다. 아래 표는 자동차의 구체적인 사용 방식이 '위험한 물건의 휴대'에 해당하고 각 죄의 고의 등 구성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검토할 수 있는 조문입니다.
| 행위 양상 | 검토할 수 있는 조문 | 법정형 |
|---|---|---|
| 위협만 한 경우 (급제동·밀어붙이기 등) | 형법 제284조 특수협박 |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차로 들이받는 등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 |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사람이 다친 경우 |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특수상해 |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
| 상대 차량이 부서진 경우 | 형법 제369조 제1항 특수손괴 |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네 조문 모두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범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자동차도 구체적인 사용 방식에 따라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아래 3절).
2. 난폭운전과는 무엇이 다른가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급제동 금지 위반, 진로변경 금지 위반 등 9가지 행위 중 둘 이상을 연달아 하거나 하나를 지속·반복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협·위해를 가하거나 교통상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을 금지합니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제151조의2).
정리하면 두 개념은 이렇게 갈립니다.
- 난폭운전: 도로교통법 위반. 열거된 위반 행위의 연속·반복이 요건이고, 법정형 상한이 1년입니다.
- 특수협박 등(보복운전의 전형): 형법 위반. 위험한 물건(구체적 사용 방식상 자동차 포함)을 휴대해 협박·폭행·상해·손괴를 한 것이 요건이고, 특수협박의 법정형 상한은 7년입니다.
두 죄는 서로 배제하는 관계가 아니어서, 같은 운전행위가 양쪽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 따로 검토해야 하고, 특수협박 등이 문제되면 법정형 상한이 크게 올라갑니다. 수사 초기에 상대를 위협할 고의가 있었는지, 자동차를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어떻게 기록되는지가 중요합니다.
3. 자동차가 언제나 '위험한 물건'인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은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인지는 사회통념상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로 판단하고, 이 기준이 자동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정차했다가 막 출발하는 상태라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소형차로 중형차를 충격했으며, 손괴와 상해 정도가 경미했던 점을 종합해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반대 방향의 예로,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5도2994 판결은 특수협박 사건의 상고를 기각해 유죄를 유지했습니다(원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2. 4. 선고 2024노35 판결). 법률신문·로이슈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끼어들기 후 피해 차량 앞에서 여러 차례 급제동한 사안이고, 확정된 형은 벌금 500만원입니다. 확보한 대법원 판결 자료에서는 사건명·선고일·원심과 상고기각 주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인정 사실과 판단 이유는 판결 전문을 추가로 확인해야 합니다.
2007도3520 판결이 실제로 본 요소는 속도, 차량 크기, 손괴·상해의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블랙박스 영상을 볼 때는 차간 거리, 급제동 횟수, 도로 종류처럼 위협의 정도를 보여 주는 요소도 함께 정리해 두기를 권합니다. 이 추가 항목은 판례가 열거한 기준이 아니라 영상 검토를 위한 실무상 확인 항목입니다.
4. 면허에 생기는 일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0호의2는 자동차등을 이용해 형법상 특수상해·특수폭행·특수협박·특수손괴를 한 경우를 면허 취소·정지 사유로 둡니다. 시행규칙 별표 28은 이를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 입건된 때: 정지처분 개별기준(벌점) 적용
- 구속된 때: 취소처분 개별기준 적용
난폭운전도 별표 28에 따라 입건 시 벌점, 구속 시 취소 대상입니다. 형사 사건과 별도로 면허 처분이 진행되므로, 처분 통지를 받으면 이의신청(처분을 받은 날부터 60일, 도로교통법 제94조)과 행정심판 기한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5. 고소당한 직후 해 둘 일
- 내 블랙박스 원본을 즉시 보존합니다. 덮어쓰기 전에 앞뒤 구간까지 포함해 복사해 둡니다. 상대 영상에 없는 앞선 상황(상대의 끼어들기, 위협 등)이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경위를 시간 순서로 적습니다. 어디서 시작됐는지, 몇 번 제동했는지, 그때 속도는 어땠는지.
- 경찰 조사에는 변호인과 함께 출석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 신문에 변호인 참여를 신청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허용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
-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나 합의를 시도하기 전에 진술 내용과 순서를 먼저 정리합니다.
출처
- 형법 제258조의2, 제261조, 제284조, 제369조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7호)
- 도로교통법 제46조의3, 제93조, 제94조, 제151조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13.] 법률 제22067호)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 (2025. 12. 2. 개정본,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9호)
-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
-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5도2994 판결 (상고기각, 원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2. 4. 선고 2024노35 판결)
- 사건 경위·형량 보도: 법률신문 2025. 5. "'보복 운전'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 벌금형 확정"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524), 로이슈 (https://www.lawissue.co.kr/view.php?ud=2025060322532141209a8c8bf58f_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