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

후기·댓글로 명예훼손·모욕 고소를 당했을 때 — 죄명별 요건과 먼저 확인할 것

2026. 10. 31.
차현준 변호사

가게 후기, 커뮤니티 댓글, 인스타그램 게시물 때문에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석 요구서에는 보통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이나 "모욕"이라는 죄명이 적혀 있는데, 이 둘은 요건도, 고소·처벌불원의 효과도 다릅니다. 이 글은 고소를 당한 쪽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을 죄명별로 정리합니다.

1. 내 글이 어떤 죄명으로 고소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구분 조문 핵심 요건 법정형 고소·처벌불원
모욕 형법 제311조 공연히,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고소가 있어야 기소 가능 (형법 제312조 제1항)
명예훼손 (사실) 형법 제307조 제1항 공연히 사실을 적시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기소 불가 (제312조 제2항)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사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비방할 목적 + 정보통신망 +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냄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기소 불가 (같은 조 제3항)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거짓)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 비방할 목적 + 거짓 사실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 같은 조 제3항

같은 게시물이라도 사실을 적었는지, 평가·욕설만 했는지에 따라 명예훼손과 모욕이 갈리고, 인터넷에 올렸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증명되지 않으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모욕죄로 고소됐다면: 고소 기간과 고소 취소

모욕죄는 친고죄입니다. 친고죄는 원칙적으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고,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기간을 셉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그래서 게시 시점, 상대방이 작성자를 안 시점, 고소장 접수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첫 순서입니다.

합의와 고소 취소는 다릅니다. 합의서를 쓰는 것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고, 고소인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고소를 취소해야 효과가 생깁니다.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고,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제2항). 기소 전에 취소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기소 후에 취소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7조).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은 친고죄가 아니라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친고죄의 6개월 고소기간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처벌 희망 의사를 철회하면, 기소 전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기소 후에는 공소기각 사유가 됩니다. 이 의사표시도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제327조).

3. '비방할 목적'은 별개의 요건이고,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사건에서는 '비방할 목적'이 독립된 쟁점입니다.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판결은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드러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트리는지와 별개의 구성요건이고, 사회적 평가를 떨어트리는 사실이라고 해서 비방할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구성요건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사건 자체에서는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와 욕설을 함께 게시한 피고인들에게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어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392 판결은 산후조리원 이용자가 직접 겪은 불편(온수 고장, 소음 등)과 업체의 대응을 인터넷 카페 등에 9회 게시한 사안에서, ① 실제 이용자가 겪은 일과 주관적 평가를 담은 이용 후기이고 ②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주요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며 ③ 이용을 앞둔 임산부들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로 비방할 목적을 부정하고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은 소비자가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업자에게 불리한 글을 올린 경우 비방 목적을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요 동기가 공공의 이익이면 부수적으로 사적 동기가 섞여 있어도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위 판결들이 인용하는 확립된 법리입니다. 그래서 후기 사건에서는 "내가 실제로 겪은 일인가", "다른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목적이 드러나는가", "표현이 사실 전달을 넘어 인신공격으로 갔는가"를 게시물 문장 단위로 나눠 보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4. 형법상 명예훼손이 문제될 때: 공연성과 위법성조각

  • 공연성: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특정 소수에게 말했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습니다. 단톡방이나 소수에게 보낸 메시지도 이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 진실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합니다.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도10827 판결 등은 '진실한 사실'은 세부에서 다소 차이나 과장이 있어도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면 충분하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도 주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이면 충족된다고 넓게 해석합니다. 헌법재판소도 2021. 2. 25. 2017헌마1113 등 결정에서 형법 제307조 제1항을 합헌으로 보면서 이런 넓은 해석으로 표현의 자유 제한이 최소화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5.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 준비할 것

  1. 게시물 원문과 작성 시점을 보존합니다. 삭제했더라도 캡처와 작성일을 확인해 둡니다. 삭제·수정하기 전에 원문과 앞뒤 맥락(댓글 흐름, 상대방 글)을 보존하고 대응 방향을 상의합니다.
  2. 글의 근거 자료(결제 내역, 이용 내역,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모읍니다. '실제로 겪은 사실'인지가 비방 목적과 제310조 판단의 기초입니다.
  3. 표현을 사실 부분과 평가·욕설 부분으로 나눕니다. 사실 부분은 명예훼손, 욕설 부분은 모욕으로 별도 평가될 수 있습니다.
  4. 경찰 조사에는 변호인 참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출처

  • 형법 제307조, 제310조, 제311조, 제31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7호)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988호)
  •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232조, 제243조의2, 제327조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9호)
  •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392 판결
  •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도10827 판결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판결
  • 헌법재판소 2021. 2. 25. 2017헌마1113, 2018헌바330(병합)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