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

음주운전 위드마크 공식과 면허취소 구제 — 형사 절차와 행정 절차를 따로 봐야 하는 이유

2026. 10. 31.
한석일 변호사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면 두 갈래의 절차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하나는 벌금·징역을 정하는 형사 절차, 다른 하나는 시·도경찰청장이 면허를 정지·취소하는 행정 절차입니다. 두 절차는 기준 수치도, 다투는 기한도, 다투는 곳도 다릅니다. 이 글은 두 절차를 나눠서, 특히 측정 수치가 기준선 근처이거나 위드마크 공식으로 수치를 추정한 사건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1. 수치별로 정해지는 것: 형사처벌과 면허처분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은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를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으로 정합니다. 처음 적발된 경우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형사처벌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면허처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
0.03% 이상 0.08% 미만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벌점 100점 (정지)
0.08% 이상 0.2% 미만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 벌금 취소
0.2% 이상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 벌금 취소

0.03% 이상으로 운전하다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한 경우, 이전에 음주운전·측정불응·음주측정방해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0.03% 이상으로 운전한 경우도 취소 사유입니다(별표 28 취소처분 개별기준 2).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위반하면 형사처벌도 제148조의2 제1항의 가중 구간이 적용됩니다.

이 표에서 보듯 0.08%라는 한 지점에서 형사처벌 구간과 면허 정지·취소가 함께 갈립니다. 측정치가 0.08% 바로 위라면, 실제 운전 시점의 수치가 그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다투는 것이 형사와 행정 양쪽에 영향을 줍니다.

2. 위드마크 공식과 '상승기' 주장 — 판례가 실제로 말하는 것

운전 직후 측정하지 못했거나 측정이 운전 종료 후 시간이 지나 이뤄진 경우, 수사기관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운전 시점의 수치를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 쟁점에서 자주 인용되는 판례는 결론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만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285 판결 — 음주 후 30분~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운전 시점이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확정할 수 없다면 측정치가 기준치를 약간 넘었다는 것만으로 운전 당시 기준치 초과를 단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주위적 공소사실(0.2% 이상)을 무죄로 본 부분은 정당하다고 하면서도, 예비적 공소사실(당시 기준 0.05% 이상)까지 무죄로 본 원심은 잘못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운전 종료와 측정 사이가 23분에 불과했고, 측정치가 기준치를 크게 넘었으며, 2시간 이상 술을 마셨고, 단속 당시 외관상 상당히 취해 있었다는 사정을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0436 판결 — 같은 법리를 인용하면서, 약 6시간 음주, 마지막 음주 후 약 112분 뒤 0.09%, 사고 현장의 술 냄새, 전신주를 들이받은 이례적 사고 등을 종합해 운전 당시 0.05% 이상이었다고 보고 무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 —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때 그 전제가 되는 개별적·구체적 사실은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하고, 시간당 알코올분해량을 평균인과 같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되며, 불확실한 점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작용하면 그 계산결과는 충분한 증명력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을 대입한 계산결과는 유죄의 인정자료로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마시고 얼마 안 돼 측정했으니 상승기였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은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측정치와 기준치의 차이, 음주 시간과 양, 단속 당시 행동, 사고 경위를 함께 봅니다. 그래서 다툼의 출발점은 마지막 잔을 마신 시각, 운전 종료 시각, 측정 시각을 객관 자료로 복원하는 일입니다.

3. 면허 구제는 절차마다 기한과 요건이 다릅니다

절차 기한 근거
이의신청 (시·도경찰청 이의심의위원회) 처분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도로교통법 제94조 제1항
행정심판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 이의신청 결과를 통보받은 사람은 통보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도 청구할 수 있음(통보 전에 이미 행정심판을 청구한 사람은 제외) 행정심판법 제27조, 도로교통법 제94조 제3항
행정소송 원칙적으로 행정심판 재결을 거쳐야 제기할 수 있음(재결이 60일 넘게 없는 경우 등 행정소송법 제18조 제2항·제3항의 예외 있음).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이면서, 재결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 도로교통법 제142조, 행정소송법 제18조·제20조

이의신청은 선택 절차입니다.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바로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이의신청을 했더라도 그 결과와 관계없이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94조 제3항). 반면 행정심판은 행정소송 전에 원칙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입니다. 기산점도 절차마다 다릅니다. 이의신청은 처분을 받은 날,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또는 이의신청 결과를 통보받은 날)이 기준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청구가 부적법해질 수 있으므로, 형사 사건 결과를 기다리느라 행정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생계형 감경의 실제 요건

별표 28 일반기준 바목은 음주운전으로 취소·정지 처분을 받은 사람 중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거나 일정한 모범운전자·표창 수상자인 경우 이의신청을 통해 감경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만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감경 대상이 아닙니다.

  1. 혈중알코올농도가 0.1퍼센트를 초과한 경우
  2. 음주운전 중 인적피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3.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거나 도주한 경우, 단속 경찰관을 폭행한 경우
  4. 과거 5년 이내 3회 이상 인적피해 교통사고 전력
  5. 과거 5년 이내 음주운전 전력

감경이 인정되면 취소처분은 해당 위반의 처분벌점을 110점으로 바꿔 정지처분을 받게 하고, 정지처분은 집행일수의 2분의 1로 줄입니다(별표 28 바목(2)). 취소가 감경되어도 곧바로 운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지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수치 때문에 취소된 사건에서 이 감경을 검토할 수 있는 구간은 0.08% 이상 0.1% 이하이고, 그 밖의 요건도 모두 갖춰야 합니다. 0.03% 이상 0.08% 미만의 정지처분도 감경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4. 형사 결과가 행정처분에 미치는 영향

별표 28 일반기준 마목은 교통사고(법규위반 포함)가 법원 판결로 무죄 확정된 경우, 그리고 혐의가 없거나 죄가 되지 않아 불송치 또는 불기소된 경우 즉시 그 운전면허 행정처분을 취소하고 해당 벌점을 삭제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불송치·불기소 뒤 다시 수사·기소되어 유죄가 확정된 경우, 법 제82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5호의 사유로 무죄가 확정된 경우는 제외됩니다. 그래서 형사 절차에서 기준치 초과가 인정되지 않으면 행정처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형사 결과가 나오는 동안에도 행정 기한은 흘러가므로 두 절차를 같은 시점에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5. 단속 직후 해 둘 일

  1.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 운전을 마친 시각, 측정 시각을 분 단위로 적어 둡니다. 카드 영수증·결제 문자·대리운전 앱 기록이 객관적 근거가 됩니다.
  2.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하면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 2013도6285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혈액검사 수치가 호흡측정 수치보다 측정 당시 농도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맞는다고 했습니다. 재측정 수치가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3. 처분을 받은 날과 처분을 안 날, 이의신청 결과를 통보받은 날을 각각 기록합니다. 60일·90일 기한의 기준일이 서로 다릅니다.

출처

  • 도로교통법 제44조, 제94조, 제142조, 제148조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시행 2026. 10. 13.] 법률 제22067호)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 기준 (2025. 12. 2. 개정본,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심판법 제27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시행 2023. 3. 21.] 법률 제19269호)
  • 행정소송법 제18조, 제20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615호)
  •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285 판결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0436 판결
  •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